조선시대의 화약 제조법은 크게

1단계로 초석 원재료를 구하는 과정
2단계로 초석 원재료에서 초석을 추출해내는 과정
3단계로 정련한 초석, 유황, 목탄을 섞는 과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시 세부적으로
취토,취회 -> 사수 -> 예초 -> 자초 -> 도침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1단계 (취토와 취회)
1단계는 흙과 재를 구하는 과정인데 흙을 구하는 과정을 전통용어로 취토법
(取土法)이라고 합니다. 초석을 정련해 낼 수 있는 흙을 찾는 과정이죠.

흙은 주로 집 안의 처마 밑, 화장실 부근에서 구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인데,
신전자초방 이후에는 길가 (노상), 담 밑 부근 흙도 사용하게 됩니다.
조선 후기 방식인 신전자초방 방식도 처마 밑, 화장실 부근 흙도 여전히 사용
하지만 짠맛 대신 매운 맛의 흙을 주로 선택하는게 다른 점입니다.

짠 맛의 흙을 함토라고 하고, 매운 맛의 흙을 엄토라고 하는데, 조선 후기에는
주로 엄토를 사용했습니다.
흙말고 회(재,목탄)도 필요한데, 이 회를 얻는 과정을 취회법(取灰法)이라고 합니
다. 염초 제련단계에서 필요한 재와 최종 단계에서 필요한 재의 종류가 다릅니다.
염초 제련 단계에서 필요한 회는 다복재, 곡식대재, 잡초나 관목류의 재를 사용합
니다.

 


2) 2단계 (사수 -> 예초 -> 자초/재련)

2단계의 첫번째 과정은 구해온 흙과 재를 섞어서 물에 녹이는 과정입니다.
전통용어로 "사수"라고 합니다. 이때의 재는 위에서 말한 다복재, 곡식대
(쌀,보리,기장 기타)를 태운 재를 사용합니다.

사수단계에서 재를 사용하는 것은 신전자초방 방식입니다. 조선 전기방식에는
사수단계에서는 재를 섞지 않습니다.

큰 단지 밑에 작은 구멍을 뚫고 그 구멍에 관을 달아서 다른 통으로 연결시킵
니다. 단지 위에는 채를 얹고 채 위에 흙과 재를 놓습니다. 그리고 그 위로 물
을 조금식 흘려 보냅니다. 그러면 물에 녹은 성분은 연결된 다른 통에 모이게
됩니다. 다른 통에 모인 물을 정수(正水)라고 부릅니다.

두번째 과정은 모초(정련이 덜 된 초석)를 얻는 과정입니다. 전통용어로 이
단계를 "예초"라고 부릅니다. 사수 단계에서 얻은 정수를 물에 다시 끓이고
난후 식힙니다. 그러면 밑에 찌꺼기가 침전되고 물이 맑아집니다. 이 맑은
물을 다시 가열한후 차게 식히면 밑에 모초 덩어리들이 침전됩니다.

 

세번째 과정은 모초를 정련해서 정초(순수한 초석)을 얻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
을 '재련' 혹은 '자초'라고 부릅니다.

모초를 다시 물에 녹인후 물과 섞어서 끓입니다. 끓인 물에 다시 아교를 넣습
니다. 아교물을 넣으면 거품이 생기는데 이 거품을 걷어내서 제거합니다. 이 단
계를 여러번 반복한 다음 걸죽한 물을 퍼다가 다시 냉각, 건조시키면 정초를
얻습니다.

 

3) 3단계 (도침)
초석,재,유황을 섞어 실제로 화약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전통용어로
'도침법'이라고 합니다.

재련 혹은 자초 과정에서 얻은 정초(초석)를 다시 유회(버드나무를 태워 만든
숯), 유황과 섞고, 쌀뜨물(쌀 씻은 물)을 부워서 약간 걸죽하게 만든다음 계속
찧습니다. 계속 물을 뿌리면서 건조되지 않게 조심하면서 하루종일 찧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다시 건조하면 화약이 됩니다.


조선 전기 방식(임진왜란 포함)에서는 이 도침법 단계에서 극히 소량의 반묘
(벌레의 종류)를 섞습니다.

그리고, 조선 전기의 정확한 화약 종류는 기록이 없지만, 임란직후의 화포식
언해를 보면 5종류의 화약이 나오는데 이 중에 명화약과 왜약은 임진왜란때
새로 도입된 중국식과 일본식 화약제조법입니다.
나머지, 화약, 석류화전약, 분통약이 조선식 화약입니다. 석류화전약과 분통약
은 염초와 유회의 비율이 두드러지게 적고, 대신 유황이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입니다.
출처 : 디펜스코리아(www.defence.co.kr) 신재호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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